엔드게임 in 韓国



경위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혼자서라도 심야 영화로 엔드게임을 보겠다는 나의 말에.(아마 스포에 대한 공포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덜컥 갔다오라고 말해준 집사람의 용인 하에.(아마 장어 외식에 대한 만족감으로)
토요일 10시 40분 경, 아직 잠들지 않은 가족을 뒤로한 채, 나는 엔드게임을 보러 출발하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고3 봄소풍의 귀가길에 쉰들러리스트를 본 이래, 처음으로 혼자서 찾은 영화관이다.
자리도, 날씨도, 취기도, 기분도 모든 것이 적절한 그런 날.

일본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시작된 아이언맨 1을 지나 집사람과 함께 봤던 어벤져스가 있었고,
보기전 까지는 질색이었던 히어로들의 솔로무비가 있었고, 조금 실망했었던 에이지오브울트론과 꽤나 절망적이었던
인피니티워가 있었고, 마지막까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예습을 위해 본 캡틴 마블까지.

지난 세월 동안 바래져간 기억을 2주 간 다시 채우고, 만전의 상태로 엔드게임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와는 다소 다른 진행과 결말이었다는 것은 그저 내 욕심일 뿐이고,
10년을 넘게 지켜봐 온 모든 캐릭터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최종장이었을 것이다.

뭉클하기도 하고, 웃음도 있었고, 고개도 끄덕이고, 조금쯤은 미소도 짓는 그런 3시간.
앞으로는 어떤 전개가 펼쳐질 것인지, 여운이 가라앉은 어느 날엔가는 다시 한번 이야기해 봐야겠다.
남아있는 모든 캐릭터들과 떠나간 모든 캐릭터들이 빼곡히 늘어선 기억들에 감사를.

안녕히, 스탠 리와 인피니티 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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