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음료. in 飮食

게을러터진 나와는 다르게, 부모님은 부지런함이 기본인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이라 내 입장에서는 마법 같은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곤 한다. 전화 통화를 하다가 지난 번에 사주신 애들 간식 이야기를 할 때, 별 생각없이 '애들이 잘 먹던데요, 벌써 다 먹었어요.' 라고 해버리면, 이틀 뒤에 집 앞에는 커다란 택배 상자가 도착해있다. 대략 전화를 끊은지 2-3시간 안에 코스트코를 가셨고, 그 물건을 상자에 꾹꾹 눌러담아서 다음 날 오전 집하 시간 이전에 우체국을 가신다는 이야기다. 나에게는 불가능한 속전속결.

그런가하면, 이번에 내려갔을 때는 집사람이 엄마에게 '오빠가 레모네이드 좋아하던데, 담을려니 귀찮더라구요.' 같은 소릴 술먹다말고 슬쩍 흘렸는데(의도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날아온 택배 상자 속에는 레몬과 생강이 곱게 절여진 거대한 밀폐용기가 하나 들어있었다. 이건 거의 우리가 처가집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레몬과 생강, 설탕을 구매하신 후, 아마 그날 중에 작업하여 대기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연락을 한 다음 날에 발송처리를 하셨으리라 짐작된다.

부지런도하셔라, 우리 부모님.

오늘도 무료한 오후지만, '레몬생강차'와 '레몬생강에이드' 중 어느 걸로 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조금 즐겁다.
햇빛이 잘 들어 따뜻하니, 오늘은 시원한 레몬생강에이드로.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하단가로


통계 위젯 (블랙)

02
13
60332

사이드바